공노총 소방노조, 세종청사 소방청사 앞에서 기자회견
시대 바뀌었는데 아직도 권위적·일방통행식 행정 일관
과잉감찰 징계한다더니 승진자 명단에 올려 반발 사
10월 26일까지 1인 릴레이 시위 등 전방위 압박 시사
“유연한 대응 부족했다” 소방청 내부 자성의 목소리도

대한민국공무원노동조합총연맹(공노총) 소방노조는 27일 세종2청사 소방청 앞에서 불통 소방청장 퇴진 요구 기자회견을 열었다. 정은애 공노총 소방노조 위원장이 기자회견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안정섭 국공노 위원장, 석현정 공노총 위원장, 정은애 위원장. 공노총 제공

소방노조 출범 50여 일 만에 소방 공무원 노동계가 신열우 소방청장 퇴진을 요구하고 나섰다.

전주 덕진소방서 과잉감찰 뒷처리를 놓고 양측의 스텝이 꼬이면서 노조가 소방수장을 직격하는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소방노조 허용 50여 일만에 신열우 청장 퇴진 주장 나와

노조 출범 석 달 만에 이처럼 노조가 청장의 퇴진을 촉구하는 상황까지 간 데에는 소방청의 미숙한 대응도 한몫했다는 평가다.

과잉감찰뿐 아니라 출범 후 표류 중인 정책협의체와 대전 소방관 갑질 문제까지 한꺼번에 터지면서 여러 노조가 모두 날을 세우고 있어 소방 노사는 한동안 격랑에 휩싸일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대한민국공무원노동조합총연맹 소방공무원노동조합(위원장 정은애·공노총 소방노조)은 27일 정부세종2청사 소방청 앞에서 ‘불통과 제 식구 감싸기식 행정처리로 물의를 일으키는 신열우 소방청장의 사퇴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제식구 감싸기 등 불통 행정

이번 기자회견은 지난 7월 함정감찰로 구설에 오른 직원을 승진대상자로 선정한 것은 제 식구 감싸기로 규정하고, 최종 책임자인 신열우 청장을 규탄하기 위해 공노총 소방노조가 마련한 것이다.

27일 공노총 소방노조 기자회견 자리에서 참석자들이 상생과 존중의 노사관계를 요구하며, 장미꽃 119송이를 소방청 담장너머로 던지고 있다. 공노총 제공
27일 공노총 소방노조 기자회견 자리에서 참석자들이 상생과 존중의 노사관계를 요구하며, 장미꽃 119송이를 소방청 담장너머로 던지고 있다. 공노총 제공

소방노조는 기자회견문에서 “소방공무원에게도 노동조합이 허용되면서 각종 조직 비리에 대한 문제 제기가 넘쳐나는 게 현실이다”면서 “하지만, 소방청장을 비롯한 조직 수뇌부는 아직도 과거의 잘못된 관습에 젖어 권위적이고 일방통행적인 업무방식을 고수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장미꽃 119송이 소방청 담장너머로 던져…화전양면 전술

노조는 또 “제왕적 권위로 불통을 일삼고 있는 소방청장은 즉각 물러나고, 함정감찰 물의를 일으킨 감찰부서 책임자를 당장 징계하라”고 요구한 뒤 “소방공무원을 죽음으로 내모는 교대근무 방식을 개선하고, 국민의 안전과 소방공무원의 처우를 개선할 정책협의체 운영에 진정성 있는 태도로 임하라”고 촉구했다.

정은애 공노총 소방노조 위원장은 “자신의 생명을 담보로 국민의 안전한 내일을 위해 밤낮없이 업무에 매진하는 소방공무원들의 의사를 무시하고 과거와 똑같이 독단적인 전횡을 일삼는 신열우 청장과 지금의 소방조직을 더는 묵과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근무방식개선 등 난제 산적 노사 대화 아쉬워

석현정 위원장은 “재난현장의 최일선에서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는 데 앞장서고 있는 현장 대원들의 간절한 요구를 무시한 채 자신의 영달만을 추구하려면 대한민국의 국민과 6만의 소방조직을 위해서라도 지금 물러나는 것이 맞다”고 주장했다.

이날 공노총 소방노조는 장미꽃 퍼포먼스로 눈길을 끌었다. 구시대적 사고방식에 사로잡힌 소방청의 각성과 대립과 갈등, 적대적인 노사관계를 종식하고, 새로운 미래지향적 투쟁을 상징하는 장미꽃 119송이를 소방청 담장 너머로 던진 것이다.

소방청의 대응 여부에 따라서는 상생과 존중의 모드로 전환할 수 있다는 ‘화전양면’의 전술로 풀이된다.

청장은 유감표명·문책시사했는데 떡하니 승진명단 올린 담당부서

소방청 내부에서는 이번 기자회견에 대해 당혹스럽다는 반응이다. 노조의 강경기조는 예측했지만, 소방 수장의 퇴진 주장은 예상 밖이기 때문이다.

자성의 목소리도 나온다. 과잉감찰 당사자 승진후보 등재 등의 경우 실무부서에서 자구와 규정에만 매달려 유연성을 발휘하지 못해 소방청장 퇴진을 요구하는 상황까지 초래했다는 것이다.

신열우 청장이 노자와 만나 유감을 표명하고, 문책도 시사한 마당에 징계 행위 등이 없었다는 이유로 떡 하니 당사자를 승진자 명부에 올렸기 때문이다.

현안이 되고 있는 정책협의체나 근무방식의 개선 등에 대해서도 좀 더 신속한 대응과 함께 노사 진정성 있는 대화가 있었다면 이처럼 노사관계가 극한상황까지 내몰리는 일은 없을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앞으로 공노총 소방노조는 소방청에 건의한 요구사항이 관철될 수 있도록 10월 26일까지 소방청 일대에서 릴레이 1인 시위를 이어나갈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이날 기자회견에는 정은애 위원장과 공승남 수석부위원장 등 공노총 소방노조 간부 40여 명이 참석했고, 공노총에서 석현정 위원장과 안정섭 국공노 위원장 등 간부 10여 명이 함께했다.

김성곤 선임기자 gsgs@public25.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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